아이가 학교 방과후수업 시간에 만들어 온 군고구마 기계, 고구마 미니어처예요. 심지어 고구마 상자가 '당진 고구마'라고 적혀 있고 디테일이 남달라서 신기했어요.
그리 옛사람도 아닌데 추억이 새록새록...
겨울철 별미나 간식으로 자주 먹었던 군고구마와 군고구마 장수에 대한 추억이 생각나네요. 대학생으로 보이는 분이 군고구마를 팔았었는데 아마도 가족들을 위해 제 용돈으로 샀던 첫 간식이 군고구마였던 것 같아요. 그다음이 붕어빵이었고요. 학원을 마치고 나오면 동네 슈퍼마켓에서 야채 호빵을 사서 손에 쥐어 주셨던 친구의 어머니도 떠올라요.
군고구마 기계, 군고구마를 담을 종이봉지, 군고구마 장수를 위한 의자, 리어카 등을 처음 보고는 너무 정감이 가고 리얼해서 한참을 들여다봤어요. 군고구마 기계는 고구마를 굽는 통이 모두 분리가 되는 게 압권이더라고요.
미니어처 아티스트를 꿈꾸는 아이여서 그럴듯해 보이게 잘 만든 건지? 워낙 DIY 구성이 잘 나와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건지? 매번 작품을 제법 잘 만들어 오더라고요.
이건 방과후 선생님의 깨알 같은 센스이신 것 같아요. 당진 고구마라고 상자에 쓰여있는데 흐뭇한 웃음이 나오네요. 항상 작품마다 디테일이 깨알같이 살아 있어서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어요.
종이봉투에 들어 있는 고구마들이 보이시나요? 작은 봉투에 야무지게도 담겨 있어요. 고구마를 굽는 기계도 하나하나 다 조작을 할 수 있더라고요. 알이 실한 고구마들이 구워져서 나왔네요. 달달 촉촉 군고구마 글씨도 귀여워요. 겨울철 야식으로는 주로 무얼 드셨나요? 갑자기 새벽에 '찹싸~알 떠억!'을 외치며 지나가던 찹쌀떡 장수, 야채호빵, 고구마 호빵 등 색과 속이 다양한 호빵이 쪄지던 몸통은 투명하고 다리는 빨갛던 호빵 기계도 생각이 나네요.
미니어처의 느낌을 물씬 풍기기 위해 사진의 크기를 작게 해 봤어요. 물론 실제 작품은 조금 더 크기는 하지만, 손수레 위에 놓인 군고구마 기계, 의자, 입간판, 가로등 등이 적절히 놓여 있었어요.
군고구마 기계와 아기자기한 고구마 모형들을 보니 군밤도 먹고 싶고, 구들장 위 아랫목에 앉아서 할머니께서 해주시던 옛날이야기를 듣던 기억도 어렴풋이 떠올라요. 달고나, 곶감, 귤, 쥐포, 투게더에 죠리퐁을 얹어서 먹었던 기억도 나네요.
물론 여전히 즐기는 간식들이지만,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르네요. 투게더 아이스크림과 죠리퐁의 조합은 뿌리치기 힘들어요.
달달 촉촉 군고구마 글씨도 귀엽고, 군고구마를 그려 넣은 것도 보기 좋아요. 입간판 다리의 음영은 원래 그런 거겠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가로등'이었어요. LED 전구에 주황색 불빛이 들어오고 잿빛 군고구마 드럼통과 함께 바라보는데 정말 어린 시절 학원을 마치고 나와서 보던 그 군고구마 기계와 골목에 있었던 가로등이 생각났어요.
가로등을 몇 번 껐다가 켰다가 하면서 '이야~ 잘 만들었다.', '우와~~ 신기해'를 연달아 외쳤어요.
요즘에는 에어프라이어로 고구마를 익혀서 먹는데 촉촉하고 엄청 달달한 진이 뚝뚝~ 맛이 기가 막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어린 시절 군고구마를 사서 가족들과 나눠 먹었던 그 시절의 추억이 더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 같네요. 아이와 방과후학교 미니어처 선생님 덕분에 추억여행을 제대로 했네요. 오늘도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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